콘티 한 장이 프롬프트 열 줄을 이긴 날
말로 설명해도 안 되던 카메라 무빙이, 대충 그린 콘티 한 장으로 한 번에 통했다.
오늘도 영작과 씨름했다. 머릿속에는 이미 컷이 있는데, 그걸 AI가 알아듣는 영어 문장으로 옮기는 게 일이다.
"천천히 밀고 들어가다가 인물 어깨 너머에서 멈춘다." 이 한 문장을 몇 번이나 고쳐 말했는지 모르겠다. 카메라가 날아가거나, 인물이 갑자기 돌아보거나.


결국 펜을 들었다
포기하고 아이패드를 꺼냈다. 프레임 선 하나 긋고, 화살표 하나, 손글씨로 “push in, stop OTS”. 3분도 안 걸렸다.
그걸 보여 주니 한 번에 알아들었다.
연출은 말로 번역되지 않는다. 보여 줘야 한다.


오늘 알게 된 것
- 프레임 선은 그림이 아니라 "지시"로 읽으라고 따로 알려 줘야 한다. 안 그러면 진짜로 화면에 선을 그려 넣는다.
- 손글씨 메모는 짧을수록 잘 먹힌다.
- 시작과 끝 두 장면만 그려도 무빙은 충분히 전달된다.
다음에 해 볼 것
콘티를 여러 컷 이어 붙여서 한 번에 멀티샷으로 넘기는 것. 그리고 앞 컷의 마지막 프레임을 다음 컷의 시작으로 쓰는 방식. 텍스트로 이어 붙이는 건 결국 뽑기였다.
내일은 3D로 카메라 위치를 직접 잡아 보는 화면을 스케치해 볼 생각이다.

